주로 여성청소년들에게 소액을 빌려주고 최고 연 2만9천200%에 달하는 이자율을 적용하거나 영세자영업자에게 고금리 이자로 빌려주고 제때 갚지 못하면 부동산을 강취하는 등 사회·경제적 취약층에 불법행위를 일삼은 불법 대부업자 6명이 경기도공정특별사법경찰단(이하 특사경·단장 김영수) 수사에 적발됐다.

김영수 단장은 7월13일 도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런 내용의 ‘불법 사금융 집중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영수 단장이 브리핑을 통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날 김영수 단장은 “앞서 4월~6월까지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신고·제보·탐문수사, 미스터리쇼핑 등을 통해 불법 고금리 대부행위에 집중수사를 실시했다” 며 “불법 대부행위자 6명을 형사입건했다. 수사가 마무리면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들의 대출규모가 21억원에 달하고, 피해자는 644명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특사경이 작성한 불법 사금융 피해사례 판넬.

주요 위반행위를 보면 피의자 A씨는 2020년 1월~2021년 9월까지 대부업 등록 없이 트위터에 “대리입금 해드립니다. 쪽지주세요, 첫거래 3만원까지 가능합니다. 남자는 받지 않습니다” 등 대리입금 광고글을 게시했다.

대리입금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1만~30만원 정도 소액을 단기간 빌려주는 것으로 주로 청소년들이 대상이다.

A씨는 광고글을 보고 급하게 돈이 필요해 연락한 이들에게 1만~30만원을 대출하고 수고비(사례비), 지각비(연체이자) 등 명목으로 수수료를 챙겼다.

대부분 피해자는 여성청소년이었다.

A씨는 이런 수법으로 피해자 338명에게 2억9천만원을 대출하고 이자를 포함한 3억3천만원을 받았다.

이 가운데 1만원을 빌려주고 다음날 원금·이자 포함 1만8천원을 받은 사례도 있다.

이를 연간 이자율로 환산하면 2만9천200%에 달하는 살인적 고금리다.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하면 전화·카카오톡 등으로 욕설·협박 등 불법추심까지 일삼았다.

거꾸로 여성청소년이 피의자인 경우도 있었다.

16세 B양은 올해 1월~5월까지 같은 방식으로 피해자 247명에게 1천529만원을 대출하고 2천129만원을 변제받아 연간 이자율 최고 2만75%에 상당하는 고금리 이자를 챙겼다.

B양은 트위터로 연락한 사람 가운데 여성들만 골라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대출하고 이름, 나이, 전화번호, 가족, 지인의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받았다.

이와 함께 피의자 C씨는 서울시 강남구에 등록한 대부업자로 올해 2월~6월까지 시흥시 일대 저신용 상인들에게 ‘100일 일수’ , ‘10일 급전’ 등 명목으로 ‘돈을 빌려준다’고 유인한 뒤 대출원금의 10% 수수료와 대출원금 30% 고금리를 받았다.

C씨는 피해자들에게 원하는 대출금액 보다 더 많은 돈을 송금하고 차액은 기록이 남지 않게 현금으로 돌려받아 더 많이 입금한 금액까지 합쳐 연간 이자율 최고 742%에 상당하는 고금리를 적용했다.

C씨는 이런 방식으로 피해자 48명에게 6억원을 대출하고 7억2천700만원을 변제받았다.

미등록 대부업자 피의자 D씨는 2020년 3월~2021년 3월까지 평택시 일대에서 영세건축업자, 자영업자 등을 대상으로 월 마다 변제하는 ‘월변’을 진행하며 법정이자율 보다 높은 연간 48% 이자를 요구했다.

D씨는 상환시 법정이자에 해당하는 24% 이자는 계좌로 받고 나머지 24%에 해당하는 이자는 현금으로 받는 등 치밀한 수법으로 피해자 5명에게 12억원을 대출했다.

특히 D씨는 채무자에게 인근 법무사사무실에서 소유권 이전 및 가등기설정계약서 등을 작성하게 한 뒤 채무 만기일 전에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을 채권자 명의로 전환해 두는 가등기담보를 설정했다.

이후 채무자가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하면 담보로 잡은 건물 소유권을 강취하는 등 불법대부업을 운영했다.

이 밖에 특사경은 전단지 살포가 빈번한 도심지역을 중심으로 ‘미스터리 쇼핑’ 수사기법을 활용, 도내 전역에 무차별 불법광고 전단지를 살포하고 미등록 대부업을 벌인 2명을 현장에서 검거하고 광고전화번호를 차단했다.

김영수 단장은 “수사결과 청소년 대리입금, 광역 원정대부, 법제도를 악용한 부동산 강취 등 갈수록 수법이 교활하고 대담해지고 있다” 며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취약계층에 불법사금융 확산이 우려되는 만큼 고강도 수사로 피해예방에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