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8월11일 제19차 경기도문화재위원회를 열고 희귀한 조선시대 사대부 여성의 회고록 ‘윤씨 자기록’과 영조와 정조 관련 고문서 등 7건을 도 문화재로 지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신규 지정된 7건은 ▲윤씨 자기록 ▲우하영 응지상소에 대한 정조 비답 ▲영조 어필 및 홍이원 어전제진시권 ▲고양 원각사 관음보살도 ▲남양주 견성암 영산회상도 ▲남양주 견성암 현왕도 ▲남양주 견성암 신중도 등이다.

►'윤씨 자기록'

화성시 역사박물관이 소장중인 ‘윤씨 자기록’ , ‘우하영 응지상소에 대한 정조 비답’ , ‘영조 어필 및 홍이원 어전제진시권’ 등 3건 가운데 ‘윤씨 자기록’은 해평윤씨의 회고록이다.

1834년 출생한 해평윤씨는 17세에 혼인했으나 24세에 남편을 여의고 평생 수절하며 살았다.

회고록은 어린시절, 결혼, 남편의 투병과 요절, 죽지 않고 살아야 하는 이유 등 4개 부분을 한글로 기록했다.

조선후기 여성의 글쓰기를 기피하는 사회분위기에서 여성의 목소리로 자신의 인생을 회고했다.

현존하는 여성의 ‘자기록’이 매우 드문 상태에서 전근대 여성의 삶과 의식을 심층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여성의 회고록이 동아시아에서 한국 외에 잘 보이지 않는 점에서 희소성이 높고 한글 서예사 연구 방면에 자료의 보존과 활용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우하영 응지상소에 대한 정조 비답’

‘우하영 응지상소에 대한 정조 비답’은 500자 분량의 6m가 넘는 최대 규모의 정조 친필이다.

정조의 전형적인 필체에서 유려하고 기상이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정조 어필'

1796년 3월 하늘에 하얀 무지개가 해를 꿰뚫는 현상에 정조가 신하와 백성들에게 의견을 구하자 당시 학자였던 우하영이 방책을 13개 조목으로 수록해 상소를 올렸고, 이에 정조가 직접 자세한 비답을 어필로 써 하사한 것이다.

원활한 국가경영을 위해 백성의 의견을 적극 수용했던 정조의 정치인식과 사회의 모순과 폐단 개혁에 관심이 많았던 조선후기 지식인의 삶을 엿보는 중요한 자료다.

‘영조 어필 및 홍이원 어전제진시권’은 1768년 7월24일에 영조가 80세, 81세, 89세에 해당하는 노인을 경희궁 숭정전에 불러 위로하면서 직접 ‘유회(諭懷)’라고 써 하사한 어필 1장, 이때 81세 사대부 노인 홍이원이 어전에서 지은 시 1장, 홍이원의 어전시에 친지들이 화운(타인 시의 운자를 써서 화답)한 시와 서문 20수를 모은 자료다.

시문을 통해 국왕의 은택이 민간에 전달되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점, 18세기의 다양한 문인 서풍이 집약된 것으로 당대 시문과 서예의 일면을 고찰하는 점에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고양 원각사 관음보살도’

‘고양 원각사 관음보살도’는 해인사 출신의 화승(畵僧)으로 19세기 후반 경상도에서 주로 활동하며 독자적인 화풍을 구축한 평가를 받는 수룡당 기전의 작품이다.

다라니(석가의 가르침을 담은 주문)를 불화의 도상으로 적극 활용하는 창의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범자 다라니는 제작을 마무리하면서 화면 뒤에 기록하는 기존의 통념을 깨고 불화 앞면에 적극 기재해 그림과 별개로 느껴지지 않도록 조화롭게 융합된 점에서 작품성을 높게 평가받았고 화기의 훼손도 없이 온전히 보전됐다.

►‘남양주 견성암 영산회상도

남양주 소재 사찰 견성암에 보관된 ‘남양주 견성암 영산회상도’ , ‘현왕도’ , ‘신중도’ 등 3점은 1882년 견성암 중수 당시 일괄 조성된 불화다.

화기를 통해 제작연대, 봉안처, 제작 화승과 시주자 등을 명확히 알 수 있다.

또한 후궁이지만 조대비 신정왕후와 가까운 경빈김씨 남매가 시주한 사실까지 적혀 가치가 있다.

불화의 도상과 표현 양식의 측면에서 19세기 경기지역 불화의 양식도 잘 보여주기에 불교사적, 미술사적으로 문화재 가치를 인정받았다.

홍성덕 문화유산과장은 “조선시대 여성의 삶과 생각을 엿보는 희귀한 회고록과 영조와 정조의 통치인식과 활동을 보여주는 작품들, 창의적인 불화 등은 모두 도가 보유한 문화·전통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며 “이들의 가치를 널리 알려 도민들과 공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