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 독산성·세마대지(禿山城 洗馬臺址) 땅속에 조선시대를 거슬러 삼국시대까지 추정되는 토성 흔적이 발견됐다.

9월23일 시에 따르면 시는 사적 제140호 ‘오산 독산성과 세마대지’의 가장 높은 지대 세마대 주변에 장대지(장수 지휘대 건물터), 봉수터, 내성 등의 존재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문화재청 허가를 받아 앞서 8월부터 (재)중부고고학연구소(소장 김권중), 한신대학교 박물관(관장 이형원)과 공동으로 2차 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독산성 세마대지 땅속에서 삼국시대까지 추정되는 토성 흔적이 발견됐다.

발굴조사 전(前) 단계에 해당하는 이 시굴조사의 한계상 땅속에 묻힌 시설의 상세한 전모를 파악할 수 없었지만, 세마대지 주변에서 극히 일부구간에서 보였던 석축시설이 경사면 전체에 걸쳐 잔재한 사실을 여러 지점에서 확인했다.

시굴 도랑(트렌치-trench)을 독산성 지하의 깊은 지점까지 굴토해 조선시대 뿐아니라 삼국시대, 통일신라, 고려시대 문화층도 확인한 것이다.

조사를 담당한 (재)중부고고학연구소 관계자는 “처음 확인된 석축시설은 대지의 붕괴나 유실을 방지하는 축대로 추정했으나, 고고학적 층위 분석을 진행한 결과 조선시대의 내성(內城)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며 “내성의 시기는 층위에서 출토되는 유물로 미뤄 18세기에 해당할 것으로 보이지만 여러 차례 고쳐 쌓은 흔적으로 최초의 내성벽은 그 이전일 가능성도 존재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내성 하부의 문화층에서 통일신라~고려시대 기와류가 출토되는 당시 생활면을 발견했데, 흙을 여러겹 쌓아 올려 평평한 바닥을 만들어 생활했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며 “고려시대 문화층이 확인돼 현재 융·건릉 남단에 위치한 수원고읍성(경기도기념물)이 읍치로 존재했을 당시 독산성이 배후의 방어 산성으로 운영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조사를 통해 새롭게 밝혀진 사실도 있다.

►9월21일 발굴조사단이 독산성 세마대지에서 시민공개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안성현 (재)중부고고학연구소 책임조사원은 “세마대 북쪽 시굴조사 트렌치의 가장 깊은 곳에서 토축시설이 처음 확인됐는데 주변의 과거 지형 등 여러 고고학적 정황으로 미뤄 삼국시대 토성일 가능성이 보여 주목된다” 며 "만약 흙으로 쌓은 토성의 성벽으로 확인될 경우 독산성의 최초 성벽으로 매우 중요한 학술적 가치가 있으므로 향후 정밀한 발굴조사를 통해 그 실체를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학술조사와 연구를 진행하는 한신대학교박물관측은 “독산성 최초 성벽으로 추정되는 토축시설, 통일신라~고려시대 문화층, 조선 정조시대로 보이는 내성이 동시에 발견돼 독산성의 역사적 위상과 실체 복원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이를 통해 최초 독산성 축조 이후 폐기되는 시점까지 긴시간 동안의 역사를 온전히 복원할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1차 시굴조사 및 6차에 걸친 발굴조사에 이어 2차 시굴조사에서 중요한 시설이 발견, 독산성의 역사·학술적 가치가 증명됐다” 며 “시의 대표적 문화재 독산성과 세마대지의 역사적 가치를 더욱 발전시켜 국민들이 주목하는 역사·문화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는 이 조사결과를 시민들에게 공개적으로 알리는 시민공개설명회를 앞서 9월21일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