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교사운동 경기정책위원회는 경기도교육청이 밝힌 2차 학교평가지표와 관련 성명서를 통해 ‘수업과 생활교육에 학교 에너지를 분산시켜 그 피해를 학생들에게 돌아가게 할 것이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성명서(전문)-

▶학교의 자체 역량 보다 경기도교육감의 사업이행 중점을 포기하지 않음.

▶논란이 됐던 정량평가는 삭제했지만 정량평가 중심의 학교 줄세우기 여전.

▶도교육감의 정책에 초점을 맞춘 학교평가는 학교의 본질적인 수업과 생활교육에 쏟을 에너지를 분산시켜 학생들에게 그 피해가 돌아갈 것임. 

▶학생의 성장을 지원하는 학교교육을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학교자치 역량의 성장에 역점을 둬야 함.

경기도교육청은 1월31일 공문을 통해 문제가 됐던 학교평가 2차 지표 초안(이후 평가안)을 공개하고 의견수렴 과정에 들어갔습니다.

평가안은 총 17개(학교 자체 지표 5개 포함)의 항목을 평가하고 12개 공통지표(1차 19개)와 5개 자율지표로 구성돼 있습니다.

좋은교사운동 경기정책위원회가 문제로 지적했던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 및 증감률, 학교폭력 발생률 및 증감률, 학업중단 비율 및 증감률, 위기학생 전문기관 2차 조치 비율 등에 상당부분 삭제한 것은 고무적인 변화로 생각합니다.

안타까운 점은 2차 평가 역시 학교의 자체역량을 평가하기 보다 여전히 교육감 사업 이행에 중점을 뒀다는 점입니다.

학교가 정할 수 있는 자체 지표 외에 모두 정량평가로 이뤄져 있다는 점에서 그 의도가 분명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1차 초안에서 정량평가만 이뤄졌던 부분을 2차 안에서 정성평가도 일부 추가하긴 했지만 결국 결과는 정량평가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교육감 정책을 잘 이행한 순위로 학교간 줄세우기가 가능하게 돼 있습니다.

그리고 12개 공통지표는 여전히 임태희 교육감 인수위원회 백서의 정책목표와 일치합니다.

결국 학교평가를 통해 도교육청이 결정한 정책에 따른 실행을 압박하려는 의도를 여전히 갖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교육감의 주요 정책에 초점을 맞춘 정량평가 중심의 학교평가를 밀어 붙이게 되면 눈에 보이지 않는 학교교육의 본질적인 부분이 약화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 분명합니다.

학교교육에서 가장 본질적인 것은 수업과 생활교육입니다.

수업과 생활교육은 학교에서 가장 중요하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적인 일이지만, 눈에 보이는 결과로 드러내기는 쉽지 않아 늘 소홀하기 쉽습니다.

만일 눈에 보이는 성과위주의 정량평가로 학교평가에 힘을 쏟다 보면 눈에 보이지 않지만 중요한 수업과 생활교육을 소홀하게 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이 보게 될 것입니다.

이런 학교평가를 가지고 예산이나 인사에 반영되도록 한다면 더욱 피해를 키울 것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학교평가의 속성상 학교의 에너지를 학교평가 지표에 반영된 것으로 집중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입니다.

학교평가는 학교 교육과정 운영의 결과를 평가해서 학교의 역량을 성장시키고 평가 목표에서 밝힌 것처럼 학교교육 발전을 통한 학생 성장 지원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교육과정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수업과 생활교육에 전반적인 과정을 학교가 자체적으로 돌아보고 보완해 가도록 지원하는 것이 순리입니다.

경기 교육정책 성과에 결과가 궁금하다면 그에 맞는 별도의 조사방안을 만들면 될 일인데, 학교평가를 통해 이를 실현하려 하는 것은 소탐대실의 전형적인 정책 추진이 될 것입니다.

도교육청의 학교평가 지표 2차 안은 그 방향성에서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내용면에서 여전히 큰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문제 지표가 바로 학생건강체력 4,5등급 비율입니다.

이는 매우 심각한 지표입니다. 

학생건강체력 4,5등급 비율을 통해 학교를 평가하게 되면 비만으로 고민하는 학생들이나 운동능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에게 학교가 적극적으로 지도하는 과정에 학교의 건강 체력 등급이 노출되거나 아이들의 놀림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학교는 평가가 달린 문제이니 어떻게든 학생들을 지도하려고 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상처받는 학생들이 많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시 한번 간곡히 요청합니다.

도교육청은 학교평가 지표를 통해 학교를 통제하려는 계획을 즉시 멈추십시오.

학생의 성장이 가능한 학교 교육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학교공동체의 자치 역량이 성장해야 합니다.

그저 명령을 수행하는 하부 행정기관의 학교는 교육감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율과 미래의 가치를 담아낼 수 없고, 미래교육을 대비하는 학교의 모습도 아닙니다. 

좋은교사운동은 아래와 같이 학교평가 정책의 전면적인 개선을 요구합니다.

첫째, 교육감 인수위원회 백서에 나와 있는 정책목표 중심의 공통지표를 삭제하고 공통지표, 정량평가 중심의 학교평가 방침을 철회하십시오.

둘째, 학교가 자율적으로 평가지표를 90% 이상 선정해 진정한 학교자율의 가치를 실현하십시오. 

셋째, 정량평가가 아닌 정성평가 중심의 학교평가를 만들어 학교 공동체가 스스로를 성찰해 성장하는 토대를 만드십시오. 

2023년 2월6일 좋은교사운동 경기정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