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세현 경장(화성동부경찰서 동탄지구대) =「몰래카메라 범죄, 예방 할 수 있습니다!」

▲ 김세현 경장(동탄지구대)

최악의 가뭄과 기록적인 폭우가 지나고 본격적인 찜통더위가 시작됐다.

이와 함께 우리에게 분노를 유발하는 존재가 하나 더 있다.

여름이면 기승을 부리는 몰래카메라 범죄다.

2015년 유명 워터파크 몰카 사건 이후 경각심은 커졌지만 그 뒤 3년간 발생한 범죄는 2014년 817건, 2015년 952건, 2016년 980건으로 여전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 가운데 매년 6월~8월에 발생하는 몰카 범죄는 평균 333건으로 여름에 집중되고 있다.

몰카 범죄 피해자는 98%가 여성이다.

언제 어디서 누구나 쉽게 구매가 가능한 몰카는 탈의실, 공중화장실, 대중교통 등 일상생활 곳곳에서 불특정 다수의 여성을 노리고 있다.

그 모양도 안경, 시계, 반지, USB, 나사 등 교묘하고 초소형으로 발견이 쉽지 않다.

다른 성범죄와 달리 몰카는 인터넷, SNS를 통해 빠르게 전파되면서 촬영물이 유포된 경우 범인을 잡아도 피해회복이 어렵다.

그럼 몰카 범죄 피해를 줄이기 위해 어떤 방법이 필요할까?

피해자 입장에서 나도 모르는 사이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유의하며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공중화장실이나 대중교통 등을 이용할 경우 주변에 수상한 물건이 없는지 잘 살피고 주변을 맴도는 수상한 사람, 자꾸 안경을 만지거나 발을 내미는 등 행동이 부자연스러운 사람 등을 조심해야 한다.

혹시 피해상황이 발생하면 증거와 목격자를 확보하고 즉시 112나 ‘스마트국민제보앱’을 통해 신고해야 한다.

아울러 내가 피해자가 아니더라도 범행을 목격한 경우 다음의 나는 물론 제3자의 피해 예방을 위해 범인을 잡을 수 있도록 적극 신고해야 한다.

이와 관련, 성범죄 신고로 범인 검거시 신고자는 신고포상금(일반몰래카메라-100만원 이하, 영리목적 몰래카메라-1천만원 이하, 워터파크 몰카 사건 같은 조직적·반복적 성폭력 범죄-2천만원 이하)을 받을 수 있다.

범죄자 측면에서 단순 호기심이나 순간 충동으로 저지른 행동이 성범죄라는 엄청난 범죄가 됨을 인식해야 한다.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14조(카메라등을이용한촬영)는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거나 그 촬영물을 반포, 판매, 임대, 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 상영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또한 유죄가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가 될 수 있다.

최근 법원은 해수욕장에서 휴대전화로 수영복을 입은 20대 여성의 신체 위를 한 차례 촬영한 40대 남성에게 벌금 300만원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선고했다.

공중화장실을 비롯한 밀폐된 장소에서 몰카를 찍은 한 남성에겐 ‘성적 목적의 공공장소 침입죄’가 더해 징역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이 처럼 법원도 성범죄에 강력히 대응하는 추세지만 선진국들의 양형기준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고 더 강력한 처벌을 원하는 국민들의 입법개정 목소리가 커지면서 성범죄 처벌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화성동부경찰서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몰래카메라 등 성범죄 예방을 위해 주요 휴가지에 여름경찰서(화성시-제부도·국화도)를 운영하고 있다.

성범죄 전담팀과 암행단속반을 꾸려 워터파크, 해수욕장 등 성범죄 우려지역을 집중단속하고 있다.

나아가 몰카 탐지기(렌즈탐지형, 전파탐지형)를 이용해 공중화장실이나 탈의실의 몰카 설치 여부 등 일제점검을 실시하고 피서객들을 대상으로 몰카 피해 예방법을 홍보하고 있다.

날이 갈수록 몰카 범죄의 수단과 방법은 치밀하고 교묘하게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대처방법도 변하고 있다.

각자의 노력으로 매년 여름 자연재해 피해와 함께 몰카 범죄를 예방, 짜증나지 않는 즐거운 여름을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