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감정노동자로 불리는 콜 센터(Call Center) 종사원은 근무시간내내 말 그대로 상대방과 만가지 내용을 주고 받으며 정신적 스트레스에 노출,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마음고생이 가장 심한 직업군이다.

여기 수원시가 휴먼콜센터 상담사들이 업무를 수행하면서 겪고 느낀 ‘희비애환(喜悲哀歡)’을 담은 사례집을 최근 책으로 발간했다.

“(중년 남성이) ‘수원 번화가에 까마귀가 많다던데 까마귀는 어디서 자느냐?’고 물어보셨다. 황당한 질문에 당황했지만, 순발력을 발휘해 ‘까마귀는 전선 위에서 잔다’고 답했다. .”

어떤 상담사가 상담사례집에 밝힌 글이다.

시는 휴먼콜센터 상담사들이 직접 쓴 상담사례를 모아 책으로 출간했다.

상담사들이 쓴 글을 책으로 엮어 발간한 건 2012년 센터 개소 이래 처음이다.

이들은 시민들과 각종 분야에 걸친 민원을 상담하면서 그들이 겪었던 보람과 애환 등을 글로 생생하게 옮겼다.

책은 ►파안대소(破顔大笑) ►지성감천(破顔大笑) ►희비애환(破顔大笑) ►동심(同心協力) 등 4개 주제에 76개 이야기로 꾸며졌다.

파안대소는 재밌는 에피소드, 지성감천은 보람·감동을 느꼈던 경험, 희비애환은 기쁨과 슬픔, 동심협력은 담당 공무원이 협력해 민원을 처리한 이야기다.

휴먼콜센터 상담 건수는 1년에 무려 40만건이 넘는다.

보통 일반적인 문의가 대부분이지만 생각지도 못한 민원을 제기하는 시민들도 종종 있다.

“치킨을 시켰는데, 양도 적고 닭이 부위별로 없다”고 치킨집 사장을 ‘고발’하는 사람에 “길고양이 밥을 준다고 동네 주민들이 항의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하소연하는 시민도 있다.

지방에서 수원 아들 집에 버스를 타고 올라 온 어르신은 “아들을 주려고 정성껏 만든 반찬을 버스에 놓고 내렸다”는 말에 상담사가 버스회사를 수소문해 반찬 보따리를 찾아 준 감동적인 에피소드도 있다.

그나마 이런 민원상담전화는 애교(?)로 넘길 수 있다.

상담사에게 반말에 욕설은 물론 무작정 고함부터 지르는 일부 민원인들 때문에 상처받는 그들의 애환도 많다.

다짜고짜 “시장 바꿔!”라고 소리치며 억지를 부리는 민원인에 “빨리 민원을 처리하라”며 닥달하는 사람도 있다.

어떤 상담사는 “콜센터에서 일하며 ‘수고하십니다’라는 말 한마디가 이렇게 기분을 좋게 하는지 처음 알게 됐다”고 말한다.

시는 휴먼콜센터 상담사례 책을 각 부서에 배포했다.

시민봉사과 관계자는 “책을 보면 많이 제기되는 민원, 민원처리 과정 등을 상세히 알 수 있다” 며 “공직자들이 민원행정 업무를 수행할때 도움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수원시휴먼콜센터(1899-3300)는 상담사 31명이 평일 오전 8시~오후 8시까지 전화상담을 한다.

2013년 31만3천52건이었던 전화상담 ‘콜’은 2014년 37만4천702건, 2015년 41만7천142건, 2016년 44만1천203건, 2017년 45만2천507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2013년 88.6%였던 서비스레벨(상담사가 걸려온 전화를 20초 이내로 응대한 콜 수)은 2017년 95.3%로 높아졌다.

상담사가 담당공무원을 연결하지 않고, 상담완료를 뜻하는 ‘1차 처리율’은 2015년 82.2%, 2016년 82.6%, 2017년 83.9%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