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박현숙 행정관(화성동부경찰서 청문감사관실) =「인권김밥 한입 ｣

► 박현숙 행정관

우리 아들은 세상에서 김밥이 가장 맛있는 음식이라고 말한다.

치킨과 피자를 제치고 ‘김밥이 가장 맛있다’고 말한 이유가 너무 궁금해 살짝 물으니 ‘먹기에 편하고 김밥을 먹는 순간 만큼은 다른 반찬을 신경쓰지 않고 한입에 쏘옥 넣을 수 있다’는 장점(長點)을 들었다.

‘김밥을 빨리 먹고 게임도 하고 숙제도 할 수 있으니 김밥 만큼 좋은 게 어디 있냐’는 아들의 제법 일리있는 주장이다.

그런 아들이 며칠전 내게 김밥을 싸달라고 했다.

“김밥만 싸주면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거짓말에 속아 직장맘이라는 핑계로 늘 아들에게 소홀했던 미안함을 씻어 보려고 마트로 향했다.

하지만 막상 김밥을 싸려니 밥은 물론 당근, 시금치, 우엉 등 재료손질부터 손이 많이 갔다.

몇번을 포기할까 생각했지만 아들이 원하는 일이니 힘들어도 해주자는 마음에 김밥을 참도 열심히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일명 김밥 프로젝트는 “여태껏 먹어 본 김밥 가운데 최고예요!!”라는 아들의 극찬과 함께 그렇게 끝이 났다.

아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며 어찌나 행복했던지...

그리고 내 입속으로도 김밥이 들어 왔다.

“참 맛있다!!”

아들을 생각하며 열심히 만든 김밥이라 그랬을까?

그 맛은 아들의 극찬처럼 싱겁지도 짜지도 않은 최고였다.

그런점에서 김밥과 인권은 참 묘하게 닮아 있었다.

여러 가지 재료들과 정성이 들어가야 맛있는 김밥이 탄생하듯, 인권도 절대 혼자서는 깊은 맛을 낼 수 없다는 것!

경찰과 시민들이 함께 인권을 생각하고 고민을 함께 할 때야 말로 인권은 인권으로서 가치를 뿜어 내며 온전한 인권이 완성되는 것이다.

정성이 들어가지 않은 김밥이 맛이 있을 수 없듯 인권 또한 정성이 들어가지 않으면 늘 생소하고 어려운 단어로 이름만 존재(存在)하며 그 의미를 무색하게 할지도 모른다.

인권경찰과 시민이 서로 노력하고 보호하는 과정에서 인권은 점차 더 멋진 모습으로 성장하며 거듭나는 것이다.

그게 인권인 것이다.

처음 아들이 김밥을 만들어 달라고 했을 때 힘들다고 얼마나 짜증냈던가!!

하지만 완성된 김밥을 보며 또 얼마나 행복했던가!!

인권 또한 완성되는 그 과정은 비록 어려울지 몰라도 인권경찰들의 적극적인 시선과 노력이 함께 하면 장애인 등 사회적약자, 인권침해로 억울해 했을 시민들에게 가장 뿌듯한 순간이 다가올지도 모른다.

시민들이 도와달라고 손을 내밀면 그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는 일이 인권경찰들이 해야 할 일이다.

그 작은 일이 실행될 때 인권이라는 이름은 늘 어렵게만 생각하던 시민들에게 따뜻하게 다가와 우리를 향해 ‘엄지척’ 치켜 세우는 날이 곧 오지 않을까?

참인권을 찾아 오늘도 맡은바 책무에 열중하는 화성동부경찰서 직원들의 더 멋진 활약을 기대하며 유난히 추웠던 겨울, 그 마음을 녹여 줄 따뜻한 봄이 오기를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