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최초로 실시한 ‘2019 도정정책 공론화조사’에 참가한 도민 70% 이상이 ‘기본소득 도입이 필요하며, 기본소득제 도입시 세금을 더 많이 낼 의향이 있다’고 의견을 나타냈다.

특히 자료를 학습하고 토론하는 등 ‘숙의과정’을 통해 기본소득에 이해가 높아질수록 기본소득제 도입 필요성에 공감하는 경향이 뚜렷해 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는 10월31일 열린 기본소득 공감콘서트를 끝으로 6개월간에 걸친 ‘2019 경기도 도정정책 공론화조사’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11월3일 결과를 발표했다.

‘공론화 조사’는 도민이 정책사안에 관해 충분한 학습과 토론의 과정을 거친 뒤 설문에 응답토록 했다.

앞서 7월 한달간 2천45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차 여론조사’와 전체응답자 가운데 성·연령·지역 등 대표성을 고려해 선정된 ‘도민참여단’ 165명이 8월31~9월1일까지 1박2일간 ‘숙의토론회’에 참가해 실시한 ‘2,3차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1차 조사는 아무런 사전학습이나 숙의과정없이 진행됐다.

2차 조사는 혼자 토론자료집을 학습한 뒤 3차 조사는 토론회에서 전문가 발표·질의응답·분임토의 등 충분한 숙의과정을 거친 뒤 실시됐다.

먼저 ‘기본소득제 도입의 필요성’에 다른 조사결과 변화를 보면 1차 조사 당시 46.1% 수준이었던 ‘기본소득 도입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2차 조사에서 61.2%로 상승한데 이어 3차 최종조사에서 75.8%까지 높아졌다.

► 패널들이 공감콘서트에서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본소득 시행을 위해 추가 세금을 납부할 의향이 있는지’ 물음에1차 39.4%, 2차 57.0%의 찬성률을 보인데 이어 3차에서 75.1%가 찬성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집계됐다.

재원마련 방안 조사결과에서 토지세 증세에 찬성하는 의견은 1차 59.4%, 2차 70.9%, 3차 82.4% 등으로 나타났다.

‘소득세 증세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1차 52.8%, 2차 67.3%, 3차 72.1% 등으로 보여 ‘기본소득 재원으로 소득세 보다 토지세가 더 적합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기본소득의 긍정적 효과를 묻는 질문에 ▲사회경제적 양극화 해소(1차 66.7%, 2차 75.2%, 3차 87.3%) ▲복지사각지대 해소(1차 74.5%, 2차 75.2%, 3차86.1%) ▲삶의 여유 증가에 따른 정치사회참여 확대 (1차 67.9%, 2차 78.2%, 3차 81.8%) 등으로 숙의과정을 거칠수록 긍정적 효과에 기대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정적 효과를 묻는 질문에 ▲고소득자 지급은 부적절(1차 73.3%, 2차58.8%, 3차 38.2%) ▲일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증가할것(1차 63.0%, 2차52.7%, 3차 35.2%) 등으로 집계되는 등 기본소득의 이해도가 높아 질수록 부정적 효과에 우려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 김희겸 행정부지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아울러 기본소득제도 도입시 부정효과를 줄이고 긍정효과를 높이기 위한 정책 방안으로 ▲세출·세입의 투명성 확보(20.6%) ▲사회적 합의형성을 위한 다양한 의견 청취·수렴(17.9%) ▲기본소득 이해를 위한 홍보·교육 실시(16.8%) ▲다양하고 구체적인 재원확보 방안 마련(15.9%) 등이 제시됐다.

공론화조사에서 최종 마무리 행사로 10월31일 2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된 ‘2019 기본소득 공론화조사 공감콘서트’는 ‘기본소득 도입이 필요하다’는 도민들의 공감대를 확인했다.

박지훈 변호사가 사회를 맡아 진행한 공감콘서트는 이항진 여주시장, 박관열 도의원, 서정희 군산대 교수, 조계원 도 정책수석, 유영태 도민참여단 대표 등이 패널로 참석한 가운데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박관열 도의원은 기본소득 도입 논의가 활발해지는 이유로 ‘소득 양극화 심화’와 ‘기술발전에 따른 일자리감소 현실화’를 꼽았다.

이항진 여주시장은 시가 추진중인 농민기본소득을 소개하며 ‘많은 여주지역 농민들의 연간소득이 1천만원도 안되는 상황이라는 점’을 농민기본소득이 필요한 이유로 강조했다.

서정희 군산대 교수는 ‘기본소득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리는 것과 정책을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작업’을 앞으로 준비해 나가야할 과제로 지적한 뒤 “청년기본소득을 시작으로 누구에게 어느 수준으로 어떻게 확장할 것인가에 로드맵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계원 도 정책수석은 ‘경기도 청년기본소득 수혜자의 81%가 만족한다’는 결과를 인용하면서 “재원마련을 위한 국토보유세 등의 입법논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유영태 도민참여단 대표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기본소득의 필요성과 재원마련 문제 등을 토론하니 의미있는 대안들이 나왔다” 며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다시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안동광 도 정책기획관은 “기본소득의 숙의전·후 의견변화를 알아보는 과정은 향후 정책추진 실패를 예방하고 방향 설정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 며 “특히 토지세, 소득세 등 기본소득 재원마련 방안에 도민들의 인식을 처음으로 확인한 점에서 향후 입법추진을 위한 논의에 매우 중요한 데이터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복지정책의 미래와 기본소득’을 주제로 진행된 공론화 조사는 도가 (주)한국리서치와 갈등해결&평화센터 컨소시엄에 의뢰·실시됐다.

정책 및 갈등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공론화조사 연구자문위원회가 모든 과정에서 검토와 자문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