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정호 경장(화성동부경찰서 궐동파출소 순찰3팀) =「외국인 강력범죄 대응 ‘공감치안 정책’ 수립 필요하다」

▲ 이정호 경장(궐동파출소 순찰3팀)

최근 살인을 비롯한 폭행치사·강도·강간 등 외국인들의 각종 강력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수원을 포함한 경기도의 경우 매년 7천~9천건에 달하는 외국인 범죄가 발생했다.

특히 수원은 2011년 2천840건에서 2014년 4천584건으로 4년만에 61.4%가 증가해 전국 평균(40%)보다 훨씬 높았고 2015년 상반기는 5천80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 때문에 일부 언론은 ‘2015년 한 해 수원을 포함한 경기 남부지역 외국인 강력범죄가 전국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며 정부의 강력한 대책 수립을 지적했다.

그렇다면 외국인 강력범죄가 매년 증가하는 현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 답은 바로 효율적인 외국인 범죄예방활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지난 수년간 경기도내 40여개 경찰서는 외국인 범죄예방활동을 지속적으로 꾸준히 수행해 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범죄는 왜 꾸준히 증가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경기도가 타 지역에 비해 산업단지와 중소기업이 많아 외국인들이 취업하기 다소 용이하다는 지역적 특색 때문일 것이다.

이에 외국인 거주자 및 유동인구가 꾸준히 증가할 수 밖에 없어 범죄에 노출될 확률 역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하겠다.

이제는 효율적인 외국인 범죄예방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외국인 범죄를 예방하고 사건 발생시 빠른 대처를 위해서는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도움을 얻어야 한다.

국내에서 공동체를 형성하고 살아가는 외국인들은 함께 거주하는 자국민들의 다양한 정보를 누구보다 많이 알고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은 공동체내에서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경찰의 도움을 얻기 보다는 그들끼리 자구책을 마련해 해결하고자 하는 성향이 강해 공권력의 도움받기를 꺼린다.

5년 이상 경기도에서 중국음식점을 운영하는 업주에 따르면 강도사건 및 살인사건을 당하지 않는 이상 술값 외상이나 행패, 소란 등 경범죄가 발생할때 웬만하면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자국민을 대상으로 112에 신고하지 않는다고 한다.

왜냐하면 ‘괜히 신고해서 보복을 당하거나 이상한 소문이 돌아 자국민 단골손님들이 발길을 끊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먼저 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자신들도 한국에서 외국인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외국인으로서 대한민국의 보호를 받기 보다는 스스로 중재역할로 나서 자국민을 보호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외국인 업주들의 112 신고율이 상당히 떨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경찰의 도움을 기피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효율적인 범죄예방이 가능할까?

해결방법은 바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공감치안정책’을 펼치는 것이다.

구체적인 방책으로 먼저 외국인 밀집지역내 외국인업소 및 외국인 공동체들을 대상으로 ‘왜 범죄예방이 필요한가’ , ‘왜 협력치안이 필요한가’ , ‘국내에서 경제활동을 하면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가’ 등을 주제로 정기적인 간담회를 통해 외국인들에게 경찰이 관심을 갖고 도움을 주고자 노력하고 있고 서로 도와 협력할때 합법적으로 거주하며 살아가는 외국인들의 인권과 안전을 보장하는 길이 더 확고하게 열린다는 것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두번째 구체적 방책은 협력의 중요성이다.

공감대 형성을 통해 외국인 공동체와 경찰간의 ‘핫라인’을 구축해야 한다.

핫라인을 통해 경찰과 외국인 공동체 및 외국인 업주들의 상호 정보를 자연스럽게 공유한다면 외국인 강력범죄가 발생할 경우 사건해결을 위한 단서를 쉽게 얻을 수 있다.

외국인 강력사건 발생시 골든타임을 놓치면 수사에 난항을 겪고 피의자 검거에 많은 경찰력이 투입되기 마련이다.

외국인 피의자의 신속한 검거를 위해서는 결정적인 제보가 필요한데 수동적으로 제보를 기다리는 것 보다 미리 구축한 핫라인을 통해 자연스러운 제보로 적극적인 수사가 이뤄진다면 범인검거에 많은 도움을 받을 것이다.

‘공감치안정책’이 제대로 운영된다면 외국인 범죄예방이라는 커다란 목적에 맞는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첫째로 외국인 밀집지역내 범죄취약지 및 최근 범죄동향 파악이 수월하고 지역에 거주하는 불상의 외국인들도 사라질 것이다.

둘째 음주소란·무질서·흉기소지 등의 빈번한 행위에 단속이 쉬워져 기초질서 또한 자연스럽게 확립될 것이다.

세번째로 협력치안을 통해 치안의 불안요소를 사전에 제거할 수 있다.

네번째로 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공동체를 지키고 대한민국에서 함께 어울려 살기 위해 자발적으로 범죄를 예방하고자 하는 의식을 기를 수 있다.

이제는 언제 떠날지 모르는 이방인으로 그들을 대하지 않고 함께 어울리는 공동체로 범죄예방을 고민하고 방법을 모색하는 구성원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