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간 수원시민들은 물론 수도권 주민들에게 안전하고 신선한 먹을거리를 공급하며 밥상을 책임진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이하 농수산시장)이 8월말부터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다.

► 노후된 현재 농수산물도매시장 수산동 건물 영업 장면.

단계별 순환개발방식으로 진행되는 농수산시장 시설현대화사업 가운데 2단계 공사 완료를 앞둔 수원시는 8월31일 새로운 건물에서 경매 개시를 목표로 마무리 공정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 현대화사업 3단계 순환재개발 방식 이미지.

농수산물 중도매상인(공급자)은 물론 시민(소비자)들까지 더 안전하고 편리한 농수산시장의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그간의 추진 과정과 향후 과제 및 발전상을 살펴본다.

◇최신 설비 갖춘 과일동·수산동 8월31일 경매 개시

시는 농수산시장 시설현대화사업에서 2단계로 과일동과 수산동의 신축공사를 완료하고 8월21일부터 상인들의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다.

► 2020년 8월말 입주를 앞둔 신축 수산동(왼쪽)과 과일동이 마무리 공사를 진행중이다.

약 22㎡ 규모의 54개 상점이 구축되는 과일동은 3개 도매법인에 소속된 과일 도매상인들이 깨끗하고 현대화된 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한다.

또 과일동과 비슷한 규모의 수산동은 2개 도매법인 소속 60개 점포가 입주하면서 손님들을 맞을 예정이다.

신축 시장 내부은 가지런한 점포와 밝은조명, 널찍한 통로가 확보돼 시장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장을 볼 수 있다.

아울러 조합 사무실과 상인들이 이용할 휴게실, 은행 등의 기존 시설 개선은 물론 과일동 지하저온저장고, 수산동 지하냉동창고·해수탱크, 2층 상차림 식당 등이 농수산물을 신선하게 즐길 수 있도록 구비된다.

시는 21일부터 10일간 입주기간을 거쳐 8월31일 신축 사업장에서 첫번째 경매가 개시될 수 있도록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8년 역사 경기남부 대표 도매시장 현대화

권선구 권선동 5만6천925㎡ 부지에 위치한 농수산시장은 앞서 1993년 2월 개장했다.

► 2018년 6월15일 1단계로 마련된 임시매장 완공 당시 내부.

현재까지 청과와 수산을 합해 5개 법인과 과일 52개소, 채소 92개소, 수산 60개소에 이르는 중도매인 점포가 운영되고 있다.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지방도매시장으로서 시의 농수산물 유통을 이끌며 1일 평균 318t에 5억4천800만원 어치에 달하는 농수산물을 유통하는 경기남부권을 대표하는 시장이 됐다.

그러나 시설은 점점 노후화됐고 임시경매장과 가설건축물 등이 건립되면서 협소한 공간은 더 불편해졌다.

게다가 발전용량이 부족해 누전에 따른 화재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 시설물 노후화가 심각했다.

노후화된 시설은 소비자들이 외면하면서 시장이 침체될 위기였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시는 당초 곡반정동으로 이전을 추진했으나 부동산경기 침체 등의 문제로 사업이 난항을 겪자 결국 ‘순환재개발’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상인들의 생계와 직결된 문제인 만큼 영업활동을 유지하면서 원활한 운영 및 시설개선 뒤 신속하게 기능을 회복하는 방법이었다.

이후 2013년 6월 농림수산식품부가 주관하는 시설현대화사업 공모에 신청, 최종 선정되면서 총 사업비 1천61억원이 투입되는 농수산시장 현대화 사업은 국고로 30%를 지원받는 길이 열렸다.

이어 2016년 중앙 투·융자 심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급물살을 탔다.

◇3단계로 추진되는 순환재개발 방식

농수산시장 시설현대화사업 순환재개발은 3단계로 이뤄져 시장 영업을 단절하지 않고 단계적으로 시설을 개선한다.

► 시설현대화사업으로 신축된 밝고 쾌적한 과일동 내부.

먼저 1단계는 현재 부지 인근에 대체부지(권선동 1234-1, 권선동 1229)를 만들어 채소동 임시매장으로 활용하는 단계였다.

2017년 11월 현재 부지 건너편에 임시매장을 마련하는 1단계 공사에 나서 2018년 6월 90개가 넘는 채소동 점포가 이전했다.

낡은 건물은 철거했다.

8월말 마무리되는 지금 단계가 2단계다.

►2017년 11월 농수산시장 현대화사업 기공식에서 염태영 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비워진 채소동 부지에 새로운 과일동과 수산동을 세우기 위해 2019년 3월부터 공사를 시작했다.

여기에 기존의 과일동과 수산동에서 영업하던 상인들이 입주한다.

기존 부지에 세워진 정식 건물의 첫 입주인 셈이다.

특히 시는 2단계 공사에서 환경시설과 기계 및 전기시설 등을 우선 시공해 향후 전체적으로 입주가 완료되는 시점에 불편이 없도록 기초설비공사를 중점 진행했다.

마지막 3단계는 상점이 철시한 옛 과일·수산동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건물을 신축해 임시건물을 사용하는 채소동 상인들이 입주하는 단계다.

기타 판매시설 및 관리사무소와 식품위생검사소 등이 입주할 관리동도 함께 신축된다.

시는 2021년 연말쯤 3단계 공사를 완료, 거점도매시장으로 활성화될 수 있도록 구상하고 있다.

◇상인들과 활발한 소통으로 이용자 편의 제고

시가 농수산시장 시설현대화사업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법인 및 상인들과 소통이다.

시장을 삶의 터전으로 삼는 사용자들에게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시는 채소·과일·수산동 소속 법인 및 전체 중도매인들에게 다양한 요구사항을 검토하기 위해 3년간 총 82회에 걸친 협의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도출된 요구사항 63건 가운데 45건을 반영하고, 13건을 일부 반영하는 등 사용자들의 요구를 수렴하는 소통행정에 최선을 다했다.

덕분에 쓰레기시설 악취대책으로 동선을 구분하는 대안과 수산부산물냉동창고와 탈취설비 등을 설계에 반영했ㄷ다.

급·배수시설, 벽체 설치 등 중도매인 편의시설은 물론 점포배치형태 등 요청사항도 수용했다.

요구사항 반영에서 시공을 맡은 코오롱글로벌(주)와 건설사업관리단(현장 관리·감독 역할)의 협력도 큰 힘이 됐다.

시 관계자는 “시장 종사자 뿐 아니라 주민들의 협조와 이해로 순환재개발방식으로 사업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었다” 며 “2단계를 안전하게 마무리하고 3단계 공사도 조속히 진행, 시장 종사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입주 앞둔 상인들은 시장 활성화에 ‘기대’

입주를 앞둔 상인들 또한 마음가짐이 새롭다.

중도매인들은 새로운 시설에서 새로운 마음가짐과 새로운 영업방식을 통해 활로를 모색할 각오를 함께 다지고 있다.

개장 초기부터 입주해 수십년간 농수산시장에서 영업한 정재근 경기남부수협 중도매인 조합장(60)은 “도매시장 활성화를 위해 중도매인들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상인들 스스로 시민들이 시장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원산지 표기와 저울 등 신뢰감을 쌓고 호객행위 등을 하지 않으며 친절한 응대로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새건물 입주를 앞두고 아직 주차시설이 모두 확보되지 않아 주차불편 등이 예상되지만 행정당국과 협조를 유지, 이용객들의 편의제고 의견고 공유했다.

정재근 조합장은 “최종적으로 3단계 공사가 완료되면 청과, 야채, 수산 등 모든 업종이 한자리에서 영업하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시장 활성화를 위한 자체 노력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어 “중도매인들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수용하기 위해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한 시에 감사하다” 며 “농수산시장이 더욱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