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이르면 올해 10월중 도내 주요지역을 외국인·법인 대상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도는 “매각이 아닌 취득행위만 규제를 적용할 예정으로 사실상 ‘토지취득허가구역’을 지정하는 셈이다”고 설명했다.

김홍국 도 대변인은 9월3일 도청에서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부동산 투기수요 차단을 위한 외국인·법인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계획’을 발표했다.

► 김홍국 대변인이 외국인·법인 대상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이날 김홍국 대변인은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외국인과 법인이 이미 토지·주택 시장에 큰손이 돼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상황이다”며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강력하고 실효적인 조치가 시급하다”고 규제방침을 밝혔다.

이 조치는 외국인과 법인의 부동산 거래가 급증, 이들이 취득한 부동산 가운데상당수가 ‘업무용이나 실거주용이 아닌 투기목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도에 따르면 올해 1월~7월까지 법인이 취득한 도내 아파트는 총 9천580호로 지난해 같은기간 2천36호에 비해 370%(7천544호)가 급증했다.

외국인이 취득한 아파트, 상가, 빌라 등 건축물 거래량은 1월~7월까지 5천423호로 지난해 같은기간 4천85호에 비해 32%(1천338호)가 증가했다.

국세청 자료는 이런 도의 판단을 뒷받침하고 있다.

국세청은 올해 4월 “‘부동산법인 설립이 급증하고 있다’며 자녀에게 고가의 아파트를 증여하거나, 다주택자의 투기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부동산법인을 다수 적발해 세무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외국인도 마찬가지로 8월3일 국세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2020년 5월까지 국내에서 2채 이상 아파트를 취득한 외국인은 1천36명으로 이 가운데42채(취득금액 67억원)를 취득한 외국인도 있었다.

또 외국인 소유주의 아파트 실거주 여부를 확인한 결과 전체 취득 아파트 2만3천167건에서 소유주가 거주하지 않는 아파트도 7천569건(32.7%)에 달했다.

이에 따라 도는 투기과열지구 등을 중심으로 면밀한 검토 뒤 올해 10월중 허가대상 지역과 허가대상 기준면적 등 구체적인 외국인·법인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선정·발표할 방침이다.

도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지만 허가구역내 외국인과 법인의 부동산 취득행위만 관할 시장·군수의 허가를 받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토지가격의 30%에 해당하는 금액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김홍국 대변인은 외국인과 법인으로 규제대상을 제한한 이유로 “도내 전역에 걸쳐 내국인까지 모두 토지거래허가 대상으로 지정하면 행정기관의 업무부담이 크고 풍선효과로 서울·인천지역에 수요가 몰리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이럴 경우 ‘내국인의 정상적인 주거용 주택 거래에 불편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지역과 적용대상을 한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도는 실수요자에게만 취득이 허용되고 2년~5년간 허가받은 목적대로 이용할 의무가 발생하는 토지거래허가제 특성상 허가구역내에서 외국인과 법인의 투기수요 차단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