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드라마로 인간의 품격을 묻는다’

이민진 작가의 파친코(신승미 번역, 2022년 인플루엔셜 출판)가 ‘제2회 부천디아스포라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디아스포라(Diaspora)는 그리스어(διασπορά)로 ‘흩어진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타의로 내쫓김에서 자유로운 떠돎에 이르기까지 민족·지역적 정체성을 넘어 살던 장소를 벗어나 어디든 뿌리를 내려 삶의 터전을 확장해 나간 인류의 활동​을 총칭한다.

►제2회 부천디아스포라문학상 수상작 이민진 작가의 '파친코'

시상식은 11월23일 부천아트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다.

수상작을 집필한 작가는 5천만원, 번역가는 1천만원을 상금으로 받는다.

부천디아스포라문학상(이하 문학상)은 부천시가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 네트워크와 함께 문학을 통해 세계의 연대와 환대, 협력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제정한 국제문학상.

►‘파친코’를 집필한 이민진 작가. ⓒBeowulf Sheehan

2021년 5월부터 1년간 추천위원회(8명, 예심)와 심사위원회(5명, 본심) 심사와 문학상운영위원회 승인절차를 거쳐 1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하는데 앞서 7월에 8편의 숏리스트가 공개됐다.

문학평론가 정과리 심사위원회 위원장(연세대 교수)을 필두로 박해현(前 문학전문기자, 문학평론가), 송기형(前 건국대 불어불문학과·영상영화학과 교수), 정하연(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교수), 조선정(서울대 영어영문학과 교수) 등 심사위원이 참여했다.

추천위원회는 8개 언어권(한국어, 영어, 독일어, 러시아어, 불어, 스페인어, 일본어, 중국어) 문학전문가로 구성됐고 명단은 공개하지 않는다.

수상 영예를 안은 파친코는 미국에서 2017년 출판, 애플TV에서 드라마로 방송된 친숙한 작품이다.

►이미정(절판된 판본 번역가), 신승미(개정판 번역가)

일제강점기~1980년대를 배경으로 4대에 걸친 자이니치의 방대한 이야기를 속도감있는 서사와 시점의 전환, 냉정하고 정제된 문장으로 수난의 가족사를 품격 높게 그려낸 평을 받았다.

특히 이 작품은 한국문인협회 부천지부(지부장 전정재)가 추천, 더욱 의미가 깊다.

심사위원회는 심사평을 통해 “파친코의 절박한 생존 이야기는 19세기말 모국 조선의 고난을 암시하면서 동시에 어쩔 수 없는 이유로 정처를 잃고 낯선 땅들을 떠도는 불우한 운명에 처한 세계 유랑민의 ‘디아스포라’를 대표한다. 작가는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시종 던지며 내가 삶에 가치 있는 존재가 될 때, 삶도 내게 가치 있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그 점에서 파친코는 고결성을 주제로 다룬 소설이다”고 선정 사유를 밝혔다.

►부천디아스포라문학상 심사위원회 수상작 심사평 전문.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다양한 국가의 문학을 소개하고 한국문학을 외국에 알리기 위해 수여하는 번역가 시상은 한국에 파친코를 알리는데 기여한 절판된 판본의 이미정 번역가와 이를 이어 받아 미래의 파친코 알리기에 나선 개정판의 신승미 번역가에게 공동으로 수여된다.

조용익 시장은 “‘문화는 도시 경쟁력을 높이고 시민들의 자부심과 삶의 질을 높인다’는 소신을 항상 이야기 해왔다. 본 상이 그 밑받침이 되기를 바라며 이민진 작가의 시 첫 방문을 환영한다”고 축하인사를 전했다.

정기재 지부장은 “한국문인협회 부천지부가 추천한 파친코가 부천디아스포라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아 매우 기쁘다. 아울러 번역가 두분께도 축하인사 드린다”고 말했다.

자세한 사항은 문학상 유튜브(https://youtu.be/dvBBT6SaKVY)를 통해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