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감학원 옛터.

선감학원 피해자 지원대책을 이행한 경기도가 2024년부터 옛 터에 역사·문화공간 조성 등을 추진한다.

앞서 김동연 도지사는 2022년 10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와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선감학원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공식 사과했다.

►김동연 도지사가 기자회견에서 선감학원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있다.

당시 김동연 도지사는 “선감학원은 40년 전에 문을 닫고 사라졌지만, 지방자치 시행 이전 관선도지사 시대에 벌어진 심각한 국가폭력으로 큰 고통을 겪은 생존 피해자와 유가족 여러분께 도지사로서 깊은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아울러 억울하게 돌아가신 희생자분들의 넋을 추모하며 삼가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김동연 도지사가 피해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는 선감학원 사건에 국가차원의 진실규명이 이뤄진 뒤 도 차원의 첫 공식 사과로 의미가 컸다.

도는 “김동연 도지사의 사과를 계기로 ‘선감학원 사건 치유 및 명예회복 종합대책’을 마련, 피해자 생활지원과 의료서비스 지원 등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선감학원사건 피해자지원센터에서 김동연 도지사가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에 도는 올해 이런 대책을 차근차근 실천하면서 선감학원 피해자들이 입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노력했다.

선감학원 사건은 1942년~1982년까지 부랑아 교화 명목 아래 4천700명에 달하는 소년들에게 강제노역, 구타, 가혹행위 등 인권을 유린한 사건이다.

►1943년 선감학원 야외교육 장면.(사진출처-위키백과)

■과거 국가폭력의 보상, 피해자 생활안정지원금, 위로금 등 지원

도는 올해 3월 도에 거주하는 선감학원 아동 인권침해 피해자에게 위로금 500만원과 월 20만원의 생활안정지원금 지급을 시작했다.

선감학원 같은 국가폭력 피해자에게 지자체 차원의 위로금 지급은 도가 최초다.

사업 시작 당시인 3월말 총 131명이 신청해 경기도선감학원사건피해지원심의위원회 심사를 거쳐 입증미비, 사망, 관외거주, 거주불명 등 8명을 제외하고 123명이 지원 대상자로 선정됐다.

1분기 123명이던 지원 대상자는 올해 말까지 총 194명으로 늘었다.

김동연 도지사는 올해 2월 선감학원사건 피해자지원센터를 찾아 “신청자가 더 늘어나 예산이 부족하면 방법이 없어도 할 테니까 다(경기도로) 오셨으면 좋겠다”고 신청을 독려했다.

실제로 피해지원을 받기 위해 경기도로 이사한 사례들도 있다.

도는 지원금 외에 도내 거주 피해자를 대상으로 ▲경기도의료원 연 500만원 한도 의료서비스 ▲도내 상급종합병원 연 200만원 한도 의료실비 등을 직접 지원하고 있다.

한편 도는 경기도 이외에 다른 지역 거주 피해자들에게도 지원금 등이 지급될 수 있도록 2022년 12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건의했다.

다만 희생자 유해발굴은 정부가 국가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면 도는 행정지원할 방침이나, 피해자 단체가 조속한 유해발굴을 요청함에 따라 일정기간내에  정부가 책임을 다하지 않을 경우 도가 직접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선감학원사건 피해자지원센터 이전, 선감학원 옛터 역사·문화공간 조성 추진

피해자에게 생활안정금 지원과 함께 도는 선감학원 피해자 치유와 명예회복 지원의 구심점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 2월 선감학원 피해자지원센터를 수원시 팔달구 도청 구청사 구관 3층으로 이전했다.

2020년 4월 안산시 선감동 경기창작센터내에 피해자신고센터를 설치했지만, 시내로부터 멀리 떨어져 접근성이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피해자들의 이용편의를 위해 이전한 것이다.

현재 선감학원 피해자지원센터는 피해사례 접수와 피해자 정서안정 지원을 위한 개인·심층상담, 트라우마 해소를 위한 치유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개인·심층 상담으로 160명, 트라우마 치유에 102명 등 피해자를 각각 지원했다.

한편 도는 2024년도 본예산안에 선감학원 옛터 보존‧관리 및 활용계획수립 연구 용역비 1억5천만원을 편성하고 선감학원 유적지 보호방안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도는 용역을 통해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 460-1 일원 선감학원 옛터 및 건물 11개 동의 현장조사 및 보존·활용에 따른 타당성을 검토하고 해당 부지를 희생자들의 아픔과 고통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역사·문화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한 연차별 추진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또 선감학원 옛터 보존과 관련한 역사·사회·문화적 가치 등을 분석해 근대문화유산 등록도 병행할 방침이다.

마순흥 도 인권담당관은 “선감학원 피해자분들에게 최고의 예우는 잊지 않는 것이라 생각한다” 며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생활비 지원은 물론 추모사업도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