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주희 경장(화성동부경찰서 세교파출소) =「가정폭력 피해자가 곧 가해자로 된다.

최근 부천시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은 모르는 국민들이 없을 정도로 비정한 아버지의 극치를 보여줬다.

매를 맞아 숨진 뒤 훼손된 시신으로 발견된 아동의 아버지와 어머니 프로파일러 수사 결과 이들은 싸이코패스는 아니었으나 아버지는 초등학생때부터 상습적인 체벌을 받으며 컸다.

어머니도 부모의 방임과 무관심속에서 자랐으며 성장한 뒤 남편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커서 아들을 폭행하는 남편을 말리지도 못했다고 한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2014년 한 해 동안 확인한 아동학대 가해자 2만1천788명을 분석한 결과 393명이 어린시절 자신도 누군가에게 학대 당한 사실을 털어 놓았다고 한다.

또한 여성가족부 조사결과 가정에서 폭력을 당하거나 목격한 사람이 성인이 되어서 다시 자녀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비율이 각각 남성은 53%, 여성은 64.4%로 가정폭력의 대물림 현상이 뚜렷이 나타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뿐 아니라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가정폭력이 단순히 가정내 문제로 끝나지 않고 학교폭력이나 사회폭력 등 또 다른 범죄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에 따르면 경기지역 수형자 486명을 조사한 결과 249명(51.2%)이 아동청소년기에 가정폭력을 직접 겪었거나 목격했다고 답했다.

특히 강간이나 강제추행 같은 성범죄자의 가정폭력 경험율은 63.9%, 살인범은 60%로 강력범죄일수록 가정폭력 경험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폭력이 다른 범죄로 대물림되는 현상을 잘 나타내는 연구결과다.

이렇듯 가정폭력은 대물림되는 세습범죄임에도 사적인 공간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은폐되기 쉽고, 한번으로 그치지 않고 반복적으로 지속될 확률이 높을 뿐 아니라 점점 악화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따라서 가정폭력을 당했거나 이웃에서 가정폭력이 일어난 경우 망설이지 말고 112 또는 여성긴급전화 1366으로 도움을 요청해 소중한 아이들이 가정폭력의 피해자이자 대물림이 되지 않도록 우리는 가정폭력으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