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노관영(화성동부경찰서 생활안전과) = 「술이 원라는 시대는 갔다」

▲ 노관영 경장

봄 캐롤로 유명한 가수 버스커버스커가 2012년 발표한 ‘벚꽃엔딩’이 최근 또다시 음악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이 노래가 다시 유행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추운 겨울에 자제했던 야외활동을 시작하고 그와 더불어 음주관련 신고사건이 더욱 증가함을 의미한다.

술은 적당히 마시면 기분이 좋지만 인사불성될 정도로 과하면 평소에 없던 용기가 생겨 누군가에게 이유없이 시비를 걸고 싶어진다.

슬픈 현실이지만 365일 24시간 항상 불을 밝히고 민생치안을 책임지는 지구대·파출소 경찰관들이 이런 그들에게 표적이 된지 오래다.

이들은 별다른 이유없이 지구대·파출소에 들어와 욕설을 하며 시비를 건다.

좋게 말로 타일러도 소용이 없다. 불만도 없다. 그냥 시비를 걸 뿐이다.

장시간 계속되는 이들의 주정에 경찰력이 낭비되며 정작 필요한 신고사건에 제때 출동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개정전 경범죄처벌법에 형법상 공무집행방해의 폭행이나 협박에 이르지 않는 경우 관공서에서 주취상태로 소란을 피워도 강제적으로 퇴거시킬 법적근거가 없어 대응이 소극적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민들 누구도 주취소란자들로 선량한 피해자가 생기는 현실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2013년 3월 경범죄처벌법이 개정돼  ‘관공서에서 주취소행위를 할 경우 6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한다’고 규정해 주거가 확실한 경우도 행위가 지나치면 현행범으로 체포도 가능해졌다.

이에 경찰은 무관용 원칙으로 주취소란자에게 엄정한 법집행을 하고 있다.

하지만 주취소란 행위를 처벌하는 것 만이 정답은 아니다.

관공서 주취소란은 술로 인한 실수가 아닌 명백한 범죄행위임을 인식하고 올바른 음주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술이 원수다?, 이제는 아니다.

술을 마시고 남에게 피해를 준 주취소란자가 원수로 취급받는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