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수선충당금으로 지급할 공사대금을 관리비로 대신 지급하거나 장기수선계획에 따라 공사를 하지 않는 등 부적절하게 장기수선충당금을 관리한 아파트가 경기도 감사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도는 4월~7월까지 사용연수 10년 이상, 연간 공사 건수 2건 이상이면서 민원이 많은 도내 아파트를 대상으로 장기수선 분야에 감사를 기획하고 시·군이 선정한 41개 단지를 감사한 결과 총 165건에 이르는 부적정 사례를 적발했다.

장기수선충당금은 아파트의 조경, 도색, 부대시설, 복리시설 등 공용분야 주요시설보수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매달 입주자들에게 거두는 돈이다.

입주자는 소유주를 뜻하는 것으로 세입자는 납부의무가 없다.

각 아파트는 사용검사 신청시 장기수선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가 매 3년 마다 검토한 뒤 장기수선충당금을 적립, 계획대로 공사를 시행해야 한다.

도는 시·군별 담당공무원과 관련 전문가로 민·관 합동감사반을 꾸려 1~2개 단지를 골라 장기수선계획 조정과 이행, 장기수선충당금 적립, 공사입찰 등 적정성 등을 집중점검했다.

점검 결과 장기수선계획 미이행 등 27건, 장기수선충당금 적립 및 사용 부적정 85건, 장기수선공사 집행 부적정 53건 등 위반사항을 적발했다.

위반사항 가운데 장기수선공사 미이행 등 39건은 과태료 부과 대상이고 나머지 장기수선충당금 부과 요율 미준수 등 37건은 시정명령, 입찰공고문 작성 미흡 등 89건은 행정지도 대상이다.

주요 지적사례로 A시 B아파트는 장기수선계획상 2015년으로 계획된 소화펌프공사 등에 아무런 검토와 조정없이 공사를 하지 않았다.

C시 D아파트는 장기수선충담금으로 지출할 어린이놀이터와 승강기 수선공사비를 관리비로 지출했다.

이들 사례는 모두 과태료 1천만원 부과 대상이다.

E시 F아파트는 사업자 선정지침이 정한 수의계약 대상외에는 경쟁입찰을 하도록 돼 있으나 총 공사금액이 4천400만원인 현관 로비폰 교체공사를 하면서 이를 수의계약 대상인 300만원 이하로 분할발주했다.

이는 과태료 200만원 부과대상이다.

G시 H아파트는 장기수선계획에 따라 부과해야 하는 수선충당금을 입주자대표회의가 임의로 부과, 행정지도를 받았다.

이번 점검결과 도는 입주자대표와 관리주체가 장기수선계획을 자체 시행하도록 하는 현행 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제도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백원국 도시주택실장은 “장기수선계획의 검토와 조정시 반드시 전문가 자문을 받도록 하고 조정내용을 시장·군수에게 신고한 뒤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에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의 개선안을 마련해 국토부에 건의할 방침” 이라며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올해 12월까지 온라인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도는 시·군의 공동주택관리 감사업무 지원을 위해 감사매뉴얼을 제공하고 아직까지 공동주택관리 감사팀이 설치되지 않은 21개 시·군에 감사팀 설치를 지속적으로 독려할 계획이다.

한편 도는 지적된 곳과 반대개념으로 장기수선충당금을 원활히 운용하는 아파트 3곳을 우수사례로 선정했다.

고양시 호수마을 3단지, 성남시 분당시범현대아파트는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장기수선공사를 설계하고 전문가에게 공사를 감리하도록 하면서 우수 사례로 선정됐다.

이 두 곳은 준공전에 주민들의 의견을 받아 공사를 마쳐 만족도가 높았다.

동두천시 지행주공2단지는 장기수선계획상 예정된 주차장 보수공사 시행시기를 놓고 입주민간 갈등을 빚었다.

입주민들은 경기도기술감사단에 자문을 의뢰하고, 이를 시행함으로써 분쟁을 해소해 우수사례에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