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만석거(萬石渠)가 세계 관개(灌漑)시설물 유산으로 등재됐다.

길영배 수원시 문화예술과장은 10월11일(한국시각) 멕시코 멕시코시티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열린 국제관개배수위원회(ICID) 제68차 집행위원회에 참석한 가운데 만석거의 세계 관개시설물 유산 등재 기념패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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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배 과장은 “정조대왕의 애민정신이 담긴 만석거가 222년만에 국제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며 “소중한 유산을 후대에 온전히 물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이제는 ‘일왕저수지’가 아닌 ‘만석거’라는 본래 이름으로 불리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수원시 송죽동 만석공원에 자리잡은 만석거는 1795년(정조 19년) 수원화성 축성 당시 ‘가뭄 대비’라는 애민정신을 바탕으로 축조한 저수지.

정조대왕은 수원화성 북쪽 만석거, 화성 융릉 근처 만년제, 수원화성 서쪽 축만제 등 저수지 3개를 조성했다.

이 가운데 처음으로 축조된 만석거는 2006년 향토유적 제14호로 지정됐다.

세계 관개시설물 유산으로 등재되려면 ‘건설기술에서 그 시대의 선도적 구조물’ , ‘그 시대의 혁신적 아이디어’ 등 ICID가 정한 9개 등재 요건 가운데 1개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만석거는 4개 요건에 부합했다.

만석거는 수갑(水閘)이라는 조선시대 최고의 수리기술이 반영된 당대 선도적 구조물로 백성들의 식량 생산과 농촌번영에 이바지했다.

건설 당시 아이디어가 혁신적이었고 가을 풍경이 수원 추팔경(秋八景)의 하나로 불릴 정도로 역사·문화적으로 가치가 높은 점을 평가 받았다.

시는 지난해 ‘축만제’(祝萬堤)에 이어 ‘2년 연속 세계 관개시설물 유산 등재’라는 쾌거를 이뤘다.

한국 관개 시설물이 ICID 유산으로 등재된 건 축만제가 처음이다.

한국 관개시설물은 지난해 11월 축만제와 김제 벽골제가 등재됐고, 올해는 만석거와 당진 합덕제가 등재됐다.

이로써 한국의 세계 관개시설물 유산 4곳이 됐다.

ICID는 관개·배수·환경보존에 대한 새로운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국제 교류를 강화하기 위해 1950년에 설립된 비영리 국제기구로 UN 경제사회이사회·유네스코 등의 자문기관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전세계 76개국, 20개 국제기구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1969년 가입한 우리나라는 현재 (사)한국관개배수학회가 대표역할을 맡고 있다.

ICID 관개 시설물 유산 등재 제도는 역사·기술·사회적으로 가치가 높은 관개시설물을 보호하기 위해 2012년 제정됐다.

올해 13개소가 등재되면서 현재 세계 관개시설물 유산은 51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