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수원FC가 2부 리그로 강등된 2017년 어느 날이었다.

수원시청 어떤 공무원이 수원FC 경기가 열릴 때 관중석을 채우기 위한 아이디어를 냈다.

‘각 동(洞) 별로 20명씩 주민 840명을 동원하자’는 것이다.

그의 제안은 공문으로 만들어져 주민조직 관련부서 공무원에게 전달됐고, 다시 동주민센터 공무원을 거쳐 주민조직의 장(長)들에게 전달됐다.

그러자 주민들은 “또 우리를 동원하느냐?” , “시가 우리를 너무 하찮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때 수원시민자치대학 과정을 수료한 시민이 “민방위 통지서를 돌릴 때 수원FC를 홍보해 보자” 며 “축구를 좋아하는데 경제적 어려움으로 축구관람을 하지 못하는 주민들에게 티켓을 선물하면 좋을 것이다”고 아이디어를 냈다.

이어 “축구도 홍보하고 각자 통에 거주하는 어려운 이웃들도 찾아 ‘모두를 포용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데 앞장서자”고 제안했다.

그가 제안한 의견은 회의 참석자들에게 공감을 얻었고, 이에 통장(統長)들은 “자부심을 느끼면서 기분좋게 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뻐했다.

실제로 있을법한 이 이야기는 2월2일 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2월의 만남’(월례조회)에 앞서 상연된 연극 줄거리다.

연극배우는 2017년도 3학기 시민자치대학 과정을 마친 수료생들이다.

지난해 11월 열린 시민자치대학 수료식에서 발표한 연극이 좋은 반응을 얻었고, 시의 요청으로 이날 무대에 다시 올린 것이다.

깜짝공연에 반응은 뜨거웠다.

염태영 시장과 강당을 가득 채운 공직자들은 연극이 공연되면서 ‘현실적인 내용’에 웃었지만 ‘동원’으로 불편했던 주민들의 어려움을 생생하게 느꼈다.

공연을 기획한 강건구 정책기획과장은 “짧은 연극이었지만 공직자와 주민이 서로의 사정과 어려움을 알 게 된 좋은 작품이었다” 며 “오늘 연극공연이 시민과 공직자가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16년 설립된 시민자치대학은 지금까지 수료생 1천40명을 배출했다.

2월5일부터 2018년 1학기 신입생을 모집, 3월부터 교육과정이 시작된다.

올해는 15개 과정(기존 9개 과정)으로 확대된다.

‘나도 오늘은 자치대학강사’ , ‘지방자치와 분권’ , ‘3.1운동’ 과정 등이 추가된다.

수원시민자치대학 교육과정은 수원시민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수원시정연구원 시민자치대학 홈페이지(www.suniversity.or.kr)나 시민자치대학(228-8098, 8080)에 방문·신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