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獻血)은 갑작스런 사고나 수술로 피(血)가 필요한 사람에게 생명을 불어 넣는 박애정신의 산물이다.

해군 제2함대사령부(이하 2함대) 덕적도 기지에서 근무하는 장병 3명이 각각 100회·75회·38회에 이르는 헌혈로 이웃사랑을 실천하면서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주인공은 이건주 중위(명예장)·차정우 상사(금장)·임선재 상사(은장).

► 왼쪽부터 임선재 상사·이건주 중위·차정우 상사

이들은 각각 대한적십자사가 수여하는 헌혈유공 명예장(헌혈 100회 참여), 금장(헌혈 50회 참여), 은장(헌혈 30회 참여)을 수상하면서 덕적도 기지 뿐 아니라 해군 전체에서 모범이 되고 있다.

특히 놀라운 사실은 3명이 근무하는 덕적도는 헌혈의 집이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열악한 환경속에서 이들은 헌신적인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기회가 닿을 때마다 선뜻 헌혈에 나서고 있다.

이들 3명이 참여한 213회 헌혈은 혈액량으로 계산하면 약 8만5천200cc에 달한다.

이는 성인 평균 혈액량이 5천cc를 계산하면 출혈과다로 목숨이 위태로운 17명의 생명을 살리는 양이다.

이건주 중위는 올해 24세 젊은 나이지만 벌써 100회에 이르는 헌혈로 이웃사랑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그는 “대학교 새내기(1학년) 시절 ‘1초의 찡그림으로 누군가의 얼굴이 평생 활짝 피어난다’는 홍보글을 보고 헌혈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건주 중위는 지금까지 꾸준히 헌혈에 참여하면서 2013년 은장(30회), 2015년 금장(50회)에 이어 올해 명예장(100회)을 수상했다.

‘헌혈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이건주 중위는 “작은 실천으로 국민의 생명을 살리는 헌혈을 부대원들에게 적극 독려해 ‘덕적도 헌혈 알림이’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한적십자사는 100회 이상 헌혈자에게 ‘헌혈유공장 명예장’ 수여와 함께 적십자 헌혈 레드카펫(헌혈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다.

또 고등학교 2학년 시절 ‘친구들과 함께 국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헌혈을 처음 시작한 차정우 상사는 현재까지 75회 헌혈에 참여했다.

그는 “헌혈의 집이 없는 덕적도에서 헌혈을 할 수 없지만 휴가를 나갈 때마다 빠짐없이 헌혈을 한다” 며 “평소 꾸준히 운동을 통해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헌혈에 앞서 채소위주의 식사를 한다”고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차정우 상사는 최근 100회 헌혈을 실시한 이건주 중위에게 자극을 받아 빠른 시일내에 헌혈 100회를 목표로 삼았다.

300회까지 도전 의향을 밝힌 그는 “헌혈횟수에 집착하기 보다 헌혈증을 통해 도움을 주는 횟수가 늘어 나는 사실이 기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덕적도 기지에서 운전장으로 근무하는 임선재 상사에게 헌혈은 곧 자신의 군생활과 같다.

1994년 입대 뒤 처음으로 실시한 휴가 때 선임들과 함께 참여한 헌혈이 계기가 됐다.

“국민이 필요할 때 도움이 되는 군인이 돼야 한다”는 선임의 말에 감명받은 임선재 상사는 지금까지 꾸준히 헌혈에 참여하면서 현재 38회를 기록하고 있다.

그는 “휴가에서 복귀할 때면 언제나 덕적도 입도 일정을 여유롭게 잡고 인천항 헌혈의 집을 찾아 헌혈한다” 며 “헌혈한 뒤 느끼는 성취감과 행복감이 매번 발걸음을 헌혈의 집으로 돌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은 함께 근무하는 장병들에게 헌혈을 적극 권유하고, 다음 휴가 때는 인천항 헌혈의 집에서 단체헌혈을 실시한 뒤 복귀(입도)하는 등 헌혈로 잇는 이웃사랑 실천에 결의가 대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