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아름 순경(안성경찰서 여성청소년계) = 「여성범죄, 남이 아니라 내 가족의 일이라면?」

► 이아름 순경

사람들은 인터넷을 켜고 실시간 급상승 또는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른 이슈를 그랬듯이 무심코 클릭한다.

미투, 데이트폭력, 불법촬영범죄, 스토킹 등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와 연관된 단어들이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다.

그럴 때마다 뜨거운 주제가 될 만한 범죄기사가 뜨면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달려들어 목소리를 높인다.

무차별적인 말과 공격적인 글들을 적지 않게 내뱉는다.

‘누구는 잘했고, 누구는 문제있고, 큰일이네..’ 등 범죄를 평가하고 방관하고 불편한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 묻고 싶다.

그 일이 내 가족의 일이었다면? 나와 가까운 지인에게 일어났다면? 절대 하지 않을 행동일 것이다.

이슈화되는 큰 문제만이 아니라 주변에서 일어나는 작은 범죄까지도 이제는 여성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함께 고민하고, 만일 그렇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 처럼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확산시키는 여성범죄가 증가함에 따라 경찰은 적극 대처에 나서고 있다.

공원·공중화장실 등 범죄취약지의 불법촬영기기 점검 및 범죄환경 개선(CPTED)을 통한 예방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수사 과정상 피해자 보호 및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신고, 출동, 조사 단계별 피해자 보호 업무담당을 지정하고 여성범죄의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정대응하며 성폭력처벌법, 스토킹범죄처벌특혜법 등 관련법규의 정비를 통해 여성범죄 근절과 보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만 적극적으로 이런 활동을 펼친다면 범죄가 곧바로 예방될 것이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아마도 신고되지 않은 실제 범죄건수는 더 많을 것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자신만의 기준으로 이미 완성시켜 여성들이 범죄피해사실을 신고할 때 편견에 찌든 말이나 폭력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약자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게 된다.

“나는 잘 모르겠지만 이야기를 듣고 도와 줄게”라는 마음으로 번거롭고 어려울 수 있지만 노력하며 서로를 진심으로 배려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