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인구(106만명) 2%를 넘는 외국인주민들이 지역사회에 올바로 정착할 수 있도록 용인시가 발벗고 나섰다.

“관광통역안내사로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용인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고 싶어요. 자격증 시험이 어렵지만 열심히 공부해서 꼭 합격할 거예요”

“한식조리사 자격증반에서 만난 수강생들과 다문화가정 10가구에 각국 음식을 만들어 봉사하고 있어요. 결혼이민여성 가운데 임산부가 많은데 특히 음식 때문에 고생해요. 우리들 보다 더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 싶어요”

► 다문화가족센터가 운영하는 한국어교실

앞서 5월15일 수지구 상현동 용인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이하 센터)에서 만난 결혼이민여성 량산(중국)씨와 김옥실씨(중국).

►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을 딴 김옥실씨

김옥실씨는 센터가 운영하는 결혼이민자 맞춤형 취업 프로그램서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을 땄고, 량산씨는 현재 관광통역안내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 관광통역안내사 시험을 준비중인 량산씨

시는 이처럼 언어교육이나 취업지원으로 결혼이민자·외국인근로자 등 외국인주민들이 지역사회에 올바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는 총 인구의 2%가 넘는 관내 외국인을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인정, 행복한 삶을 영위하도록 펼치는 시책이다.

올해 4월말 총 인구 106만명을 돌파한 시의 외국인은 등록인구 1만8천명과 외국국적동포 국내거소신고자, 한국귀화자 등을 합쳐 2만6천명에 이른다.

센터는 이들 가운데 이민 초기·중장기 결혼이민자들을 대상으로 한국생활에 도움이 되는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민 5년 이하 초기단계에 문화·예절·관습 등 한국에서 생활하는데 필요한 기본사항을 교육한다.

특히 대상자 가운데 임신부들이 많아 한국의 태교·출산문화를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 이들에게 한국국적 취득을 돕기 위해 한국어 능력 향상을 위한 12개 맞춤형 강좌도 운영한다.

아울러 센터 방문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직접 지도사가 가정을 찾아 부모나 아이들에게 한글교육, 자녀양육법, 학교생활지도, 사회성 발달·정체성 확립을 위한 지도를 펼치고 있다.

처인구 김량장동에 소재한 용인이주노동자쉼터 등도 외국인근로자를 위해 생활언어 뿐 아니라 한국어 자격시험까지 가르치는 등 생업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시는 강사비와 운영비 등을 지원한다.

쉼터에서 한국어강좌를 수강하는 후이씨(베트남)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대화하기 조차 어려웠으나 여기서 2년간 공부하면서 한국말이 크게 늘었고 새로운 친구도 만나면서 좋다”고 말했다.

한국생활 5년이 넘는 중장기단계 대상자들에게 자발적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부부·고부 사이의 원만한 가족관계를 돕는 강좌나 취업지원 프로그램, 학부모 교육정보 등이다.

특히 이민자들이 직접 지역명소를 소개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강좌는 신청이 조기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스스로 요리, 언어 등 특기를 살린 봉사단 활동을 즐기는 경우도 있다.

김옥실씨는 한식조리사 자격증반을 수강하던중 강사의 권유로 갓 이주한 결혼이민여성에게 반찬나눔 봉사를 3년째 하고 있다.

김씨는 “지금은 다문화가정에 봉사하고 있지만 앞으로 지역내 홀로어르신, 저소득이웃 등에도 마음을 나누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봉사를 권한 송숙희 강사는 “결혼이민여성들이 배움을 통해 자존감을 회복하고 지역에 봉사하면서 한국사회에서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취업욕구가 강한 이들을 위한 지원도 늘려가고 있다.

시가 지난해 9월 개최한 결혼이민자를 위한 미니 취업박람회에 9개 기업과 결혼이민자 106명이 참여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

언어적 한계로 3건 정도 성사됐지만 이민자들은 구직활동을 위한 상담과 직업선호도 적성검사 등에 적극 참여하는 등 취업에 열정을 보였다.

시는 격년으로 취업박람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시는 외국출신 주민들의 편견을 해소하고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학교, 기업 등으로 찾아가는 다문화 이해교육도 연간 350회 진행한다.

이민자들은 직접 강사 교육을 받을 정도로 뜨거운 열의를 보이고 있다.

백군기 시장은 “결혼, 취업 등을 위해 이민 온 외국인주민들도 106만명 시민의 일원” 이라며 “이들이 시에서 자긍심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정착에 필요한 실질적인 지원에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