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설립시기상조 논란과 함께 출범한 (재)오산문화재단(이사장 곽상욱 시장·상임이사 강창일)이 매년 수십억원에 이르는 출연금을 소진하면서 '돈먹는 하마'로 전락하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 혈세로 운영되는 오산문화재단(이하 재단)을 놓고 예산낭비라는 비판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게다가 재단은 집행부가 실시한 감사에서 초과수당을 멋대로 집행하고 1인 수의계약(100% 낙찰), 신용카드관리 부적절과 축제안전 소홀로 수백만원을 치료비로 물어주는 등 출범 3년도 안돼서 갖가지 문제점을 표출하고 있다.   

▲ 오산문화재단이 매년 수십억원에 이르는 혈세를 출연금으로 소진하고 있다.

8월11일 시와 주민 등에 따르면 2012년 7월 출범한 재단은 당초 설립·운영에 필요한 예산(출연금)과 타 지자체와 실태 비교 등으로 시기상조라는 논란에 휘말렸다.

이 과정에서 시는 기존 문화예술회관, 신축 시립미술관(문화공장 오산) 등을 통합·운영키 위해 오산문화재단 설립에 나섰다.

재단은 총회(4월)에서 의결된 사항을 바탕으로 정관제정, 법인설립인가, 창립이사회 등을 거쳐 공식 출범을 예고했다.

이에 시의회는 6월21일 제185회 정례회에서 재단 상임이사 임명동의안을 처리할 계획이었지만, 집행부가 본회의 2일전에 제출하자 의회 규칙(7일전)에 따라 반려했다.

앞서 시의회는 3월14일 제182회 임시회에서 집행부가 상정한 재단 설립 및 운영 조례(안)를  “재단의 효율적 운영과 수준 높은 문화예술진흥을 위해 전문성을 갖춘 상임이사 역할 및 조직운영을 위한 정관이 중요한 만큼 정관 제·개정시 의회 동의가 필요하다”는 조례심사특별위원회 의견으로 수정·의결했다.

당시 김진원 시의장은 “문화재단 상임이사 임명동의안은 시의회 개원 20년 만에 최초로 다뤄진 안건이기에 처리절차 등 준비가 필요한데, 현실적으로 시간이 촉박해 반려할 수 밖에 없었다” 며 “이는 중요한 사안이므로 가능한 빠른 시일내 임시회를 소집·처리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시의회는 7월10일 제186회 임시회에서 상임이사 임명동의안을 가결시켰다.

▲ 재단은 기존 문예회관·여성회관과 신축 문화공장오산을 흡수·운영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상임이사 임명동의안을 부결할 것 처럼 보였으나, 시의회는 20일 정도 시간만 끌다 결국 집행부 뜻에 동조한 모양새를 남겼다.

아울러 시는 재단 조례 및 정관 제정과 관련, 이미 시의회와 한차례 갈등을 겪는 등 매끄럽지 못한 행정으로 곤혹을 치르고도 상임이사 임명동의안 처리과정을 안이하게 대처하는가 하면 공개모집을 통해 상임이사를 선발한 뒤 시의회에 임명동의안을 상정할 때까지 진행상황을 설명하지 않았고 시의원들에게 협조 요청 또한 생략했다.

당시 윤한섭 시의원(새누리당)은 “문화재단 설립은 적잖은 예산낭비”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아직 오산시에 문화재단 설립은 시기상조” 라며 “수원과 용인 등 예산 규모가 1조원을 넘는 지역도 문화재단을 설립한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이에 비해 3분의1 밖에 안되는 오산이 재단 설립을 서두르는 건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또  “재단을 운영하려면 많은 예산이 소요된다” 며 “재단 운영을 위해 연간 30억원 이상 예산이 출연돼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반면 시 관계자는 재단이 젊은세대에게 문화향유와 욕구를 충족시켜 줄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오산시설관리공단은 문화예술회관의 수지율이 낮아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공단 관계자는 “행정안전부가 문화예술회관 수지율이 20% 미만이니 이를 개선하라는 지침을 통보했다” 며 “시는 문화예술회관 기존 인력(16명)의 고용승계만 언질을 줬다”고 밝혔다.

이어 “재단이 운영되면 수익성이 50%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 재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며 “사업개발(프로그램) 등 운영의 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산문화재단 설립과 관련, 경기도 문화체육관광과 관계자는 “시·군이 협소해서 1곳에서 (재단 운영을) 같이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재단이 출범한지 3년 밖에 안됐지만 잡음이 끊이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문화욕구 충족도 좋지만 재정형편이 어려운 시 살림도 살펴야 하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참고로 안산·의왕·군포·하남시는 기존 문화예술의전당을 문화재단으로 명칭전환했다.

공연예술 위주에서 보다 폭넓게 예술인 지원·육성이 가능한 문화재단으로 변모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우여곡절 끝에 설립된 재단은 각각 문화예술회관 12억8천만원, 문화갤러리 6억2천만원,  시비 2억원 등 2012년 원년에 총 출연금 21억4천만원으로 출범했다.

▲ 곽상욱 시장이 2012년 재단 출범과 함께 임·직원에게 임용장을 수여했다.

곽상욱 시장(당연직 이사장)은 2012년 7월31일 (재)오산문화재단 신임 강창일 상임이사등 임·직원 22명에게 임용장을 수여했다.

재단은 문화예술 창작과 보급활동을 지원하고 각종 축제(행사), 미래지향적 문화연구활동 등 문화예술진흥을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오산시설관리공단이 관장하던 기존 문화예술회관, 신축 문화공장 오산을 재단 설립과 함께 흡수하면서 재단 운영에 따른 별도의 출연금이 매년 수십억원씩 혈세로 충당되고 있다.

이는 효율적으로 조직(기관·단체)을 운영해야 하지만 오히려 문어발식으로 늘려 문화욕구 충족이라는 미명하에 자칫 예산낭비를 간과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2012년 출범 당시 재단 정원(정규직)은 22명에서 2014년 현재 26명으로 늘었다.

여기에 기간제 직원 5명까지 합치면 31명에 이른다.

재단이 공연이나 전시 등 부대사업으로 창출하는 수익은 8억원 정도에 그친다.

타 지역과 비슷한 실정이지만 재단이 창출하는 수익금을 제외하면 연간 20억원 넘게 혈세(출연금)가 소진되는 것이다.

시가 재단에 지원한 출연금은 ▷2012년 12억2천900만원(5개월분) ▷2013년 34억9천100만원 ▷2014년 31억6천500만원에 이른다.

현재 도내 31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문화재단이 설립된 지역은 고양·부천·성남·안양·화성·용인·수원시 등으로 비교적 시세(市勢)가 탄탄한 7곳에 불과하다.

재단이 도마위에 회자되는 이유는 비단 예산 문제만이 아니다.

집행부 감사에서 재단은 직원들에게 초과근무수당을 편법으로 지급(지방재정법 제47조 위반), 1인 견적 수의계약 체결 과정에서 견적가 100%를 낙찰률로 계약하고 신용카드 사용 및 관리 부적절 사항까지 밝혀지는 회계관리에 헛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집행부 감사담당 부서와 시민감사관이 2013년 11월25일~29일까지 재단을 상대로 실시한 감사결과에 따르면 재단은 2012년에 509만2천원, 2013년은 10월말까지 2천76만4천원 등 직원들에게 초과근무수당을 편법으로 지급한 것이다.

당시 감사 결과에 지적된 사항은 총 33건으로 각각 시정 10건, 주의 23건이다.

재단 운영에 각종 문제점이 지적되자 급기야 관계부서가 나섰다.

재단 운영에 따른 행·재정 사항을 관리·감독할 수 있도록 공무원 파견을 시장(市長)에게 건의, 2014년 7월1일자로 재단에 본부장(사무관)이 파견됐다.

시 관계자는  “시민들에게 문화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재단에 예산을 출연하는 건 불가피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