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국수한 경장(화성동부경찰서 동탄지구대) =「관공서 주취소란(酒臭騷亂), 더 이상  안된다」

▲ 국수한 경장(동탄지구대)

“내가 사람을 죽이기라도 했어? 왜 날 체포하는거야?”

오늘도 일선 경찰서 지구대·파출소의 밤은 시끄럽다.

주취상태에서 각종 위법이나 질서위반 행위를 저질러 지구대로 연행돼 온 사람들 대부분은 이 같은 멘트로 항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마도 ‘술에 취해 저지른 일은 용인돼야 한다’는 생각인 것 같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주취상태로 관공서에서 소란을 피면 경범죄처벌법상 처벌된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경범죄처벌법상 ‘관공서 주취소란’ 항목은 형법상 공무집행방해죄의 구성요건에 이르지 않는 위력수준의 행위다.

술에 취해 관공서에서 몹시 거친 말과 행동으로 주정하거나 시끄럽게 소란을 핀 경우 6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된다.

이는 공무가 이뤄지는 관공서에서 주취소란 행위를 규제해 공무원의 정상적인 공무수행 방해를 예방하고, 다른 민원인들에게 불안감과 불쾌감을 주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2013년 3월22일 경범죄처벌법이 신설됐다.

그동안 일선 지구대나 파출소는 주취상태로 관공서에서 소란을 피는 당사자에게 소극적으로 대처해 왔다.

그러나 관공서 주취소란 행위는 더 이상 묵인돼서는 안될 범죄행위임에 틀림이 없다.

정작 필요한 곳에 집중돼야 할 경찰력을 낭비시키고 대중들로부터 공권력의 경시풍조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이는 공권력을 수행하는 경찰관들에게 법집행을 무력화시키며 사기도 저하시키는 악영향을 주고 있다.

관공서 주취소란 행위는 벌금 상한이 60만원으로 처벌수위가 높아 ‘경범죄처벌법’상 규정돼 있지만, 그렇다고 가벼운 범죄는 아니다.

또한 형사소송법상 ‘다액 50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죄의 현행범은 범인의 주거가 분명하지 아니한 때에 한해 현행범인 체포를 할수 있다’는 적용을 받지 않아 현장에서 체포도 가능하다.

엄정하게 법을 집행하는 관공서(지구대·파출소)는 더 이상 주객들에게 놀이터가 될 수 없다.

그렇기에 볼썽사나운 주취소란 행위를 묵과하지 않고 범죄행위로 인식하고 경계해야 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정착돼야 한다.

‘비정상의 정상화’ 실현을 위해 주취소란 행위에 관대한 사회적 분위기는 분명히 바뀌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