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태영 수원시장이 ‘불합리한 행정경계 조정’을 요청한 국민청원이 한달간 2만 520명에게 동의를 얻으며 마무리 됐다.

앞서 11월20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불합리한 행정경계 조정에 중앙정부가 적극 나서주십시오’라는 제목으로 청원을 등록한 염태영 시장은 “수원시와 용인·화성시간 ‘불합리한 행정경계’를 조정하는데 중앙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청원은 12월20일까지 진행됐다.

염태영 시장은 20일 페이스북 게시판에 ‘감사의 글’을 남기고 “청와대의 답변을 들을 수 있는 ‘20만명 이상 동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지만 이웃의 불편을 자기 일처럼 안타까워 하는 2만명의 따뜻한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

는 이어 “많은 분이(행정경계 조정은) ‘해당 지자체가 알아서 할 일인데, 이웃 지자체(용인시) 주민들 불편까지 챙겨야 하느냐’고 하기도 했다” 며 “기형적 행정경계로 불편을 겪는 시민들과 어린 학생들을 위해서라면 ‘바보’ 소리를 듣더라도 행정 책임자로서 마땅히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행정은 시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 이라며 “앞으로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행정을 소신껏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염태영 시장의 ‘불합리한 행정 경계’ 국민청원은 청와대의 공식답변을 듣는 ‘20만 동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행정경계 조정에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성과를 거뒀다.

청원 이후 많은 언론이 불합리한 행정경계 문제를 지적하며 ‘시민을 최우선으로 한 행정’과 해당 지자체의 책임있는 태도를 요청했다.

행정경계 문제는 한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히 언론에 오르 내리고 있다.

염태영 시장이 청원을 등록한 11월20일부터 12월20일까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은 2만2400건의 청원이 등록됐다.

이 가운데 2만건이 넘는 동의를 얻은 청원은 염태영 시장의 청원을 비롯해 17건에 불과하다.

하루에 수백건씩 쏟아지는 청원속에서 적지않은 관심을 얻은 것이다.

한편 8월17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이 만들어진 뒤 6만8천건이 넘는 청원이 등록됐고, 20만명 이상 동의를 받은 청원은 ‘조두순 출소반대’ , ‘주취감형 폐지’ 등 4건에 불과하다.

염태영 시장은 국민청원에서 불합리한 행정경계로 큰 불편을 겪는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청명센트레빌 아파트단지에 사는 초등학생들을 언급했다.

청명센트레빌 아파트에 사는 초등학생들은 걸어서 4분이면 가능한 246m 거리에 위치한 수원 황곡초등학교를 두고 왕복 8차선 도로를 건너 1.19㎞ 떨어진 용인 흥덕초등학교에 다녀야 한다.

청명센트레빌 아파트 주민들의 생활권은 수원시이지만, 1994년 영통 신도시 개발과정에서 행정구역상 수원시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청명센트레빌 아파트는 수원시 원천동·영통동에 둘러싸여 있다.

경기도가 2015년 ‘청명센트레빌 아파트와 주변 부지를 수원시 태광CC 부지 일부·아포레퍼시픽 주차장과 교환하라’는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용인시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무산됐다.

여기에 개발이 진행중인 수원시 망포4지구도 경계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망포4지구 부지 70%는 수원시 망포동에, 30%는 화성시 반정동에 속해 있다.

수원시는 화성시와 같은 면적의 땅을 맞교환하기로 잠정 합의했지만, 올 2월 화성시가 ‘경계조정 불가’를 통보한 상황이다.

7000가구 규모 아파트가 들어서면 반정동에 아파트를 둔 주민들은 가까운 태장동주민센터를 두고 3㎞나 떨어진 화성시 진안동주민센터를 이용해야 한다.

학생들도 단지내 학교가 아닌 멀리 떨어진 학교에 다녀야 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염태영 시장은 청원문에서 “한지붕 생활권이 행정구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두 지붕으로 나뉘어 살림하는 일이 수원 인근에서 벌어지고 있다” 며 “수원시와 인접한 아파트단지에 사는 어린 학생들이 경계구역 다툼으로 가까운 학교를 두고 먼 길을 걸어 통학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지자체간 경계조정에 관한 기구·절차 등을 규정하는 ‘지방자치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국회에 제출·계류중이다.

시 관계자는 “개정안이 조속하게 통과될 수 있도록 촉구할 것이다” 며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모든 행정역량을 쏟겠다”고 밝혔다.